꺼지는 로봇 추적기 — 범인은 배터리 쪽?
한 줄 요약: 스택짱이 계속 혼자 꺼지는 원인을 쫓다가, 프로그램으로 덮어 두던 임시방편을 전부 되돌리고 배터리에서 나오는 전기 길을 직접 재 봤습니다. 용의자는 배터리 쪽으로 좁혀졌습니다.
지난 이야기
10월 4일부터 스택짱이 말하거나 움직일 때 갑자기 꺼지곤 했습니다. 로봇 안의 전원 칩은 꺼질 때마다 이유를 남기는데, 기록은 늘 “전압이 너무 낮아서 껐다”였습니다.
프로그램으로 버텨 보기
처음에는 프로그램으로 해결해 보려고 했습니다.
- 보호 기능 일부 끄기: 전압이 조금 떨어져도 바로 끄지 않게 했습니다.
- 고개를 부드럽게 움직이기: 모터가 움직이기 시작하는 순간 전기를 가장 많이 먹기 때문에, 천천히 출발해서 천천히 멈추게 바꿨습니다.
그래도 꺼지는 일은 계속됐고, 오늘은 USB를 뽑는 순간 화면이 깜빡이면서 꺼졌습니다.
생각해 보니 보호 기능을 끄는 건 화재경보기 배터리를 빼는 것과 비슷합니다. 시끄러운 건 멈추지만 불은 그대로입니다. 그래서 이 임시방편들을 전부 되돌리고 진짜 원인을 찾기로 했습니다.
회로도 읽기
공식 회로도를 보니 전기가 이렇게 흐릅니다.
1
배터리 → 작은 커넥터 → 배터리 보호 회로 → 가는 전선 묶음 → 전원 보드 → 로봇 본체, 고개 모터
여기서 눈에 띈 건, 고개 모터가 쓰는 전기가 전부 가는 전선 한 가닥을 지나간다는 점이었습니다.
직접 재 보기
0.05초마다 전압을 기록하면서 로봇을 움직여 봤습니다.
- 배터리는 4.1V로 충분히 차 있었습니다.
- 그런데 전기를 조금(0.3A)만 써도 전원 보드에 도착하는 전압이 3.2V까지 뚝 떨어졌습니다.
배터리는 4.1V인데, 로봇이 움직이는 동안 전원 보드에 도착하는 전압은 3.1~3.8V를 오르내립니다.
정상이라면 이 정도 전기로는 거의 떨어지지 않아야 합니다. 배터리에서 전원 보드까지 오는 길 어딘가가 좁아져 있다는 뜻입니다. 낡은 호스에서 물줄기가 약해지는 것과 비슷합니다.
용의자는 넷으로 좁혀졌습니다. 배터리 자체, 배터리 커넥터, 배터리 보호 회로, 전선 묶음입니다.
다음에 할 일
- 커넥터를 뽑았다가 다시 단단히 꽂기
- 배터리가 부풀지 않았는지 확인하기
- 그래도 안 되면 배터리 교체
그동안은 PC USB 대신 5V 2A 충전기를 쓰기로 했습니다. PC USB 포트는 전압이 약간 낮게 나오고 있었습니다.
덤: 조용한 스택짱
오늘 펌웨어를 정리하면서, 가만히 있을 때 혼잣말하는 기능과 방이 어두우면 잠드는 기능도 뺐습니다. 이제 스택짱은 불러야만 대답합니다.
전원 문제는 프로그램으로 숨길 수는 있어도 고칠 수는 없었습니다. 기록을 읽고, 회로도를 보고, 직접 재 보는 게 가장 빨랐습니다.